대망의 2014년도 1학기가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학교 새내기들에게 이 한 달은 어떤 의미였을까? 어떤 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는 대학생활을 영위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는 대학생활의 대한 환상과 기대가 깨져 뭔지 모를 회의감에 젖어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스무살 청춘의 봄은 언제나 새로운 의미가 있는 계절임이 분명하다.
2월 중순의 어느 날, 새로운 시작을 알릴 3월을 위해 인문대 야구동아리 APEX 감독을 만났다. 그는 2014시즌 CNUBL 사무국에서 공보국장을 맡게 되어 ‘리그 전도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도 했다.
APEX 야구동아리는 작년 CNUBL 2부리그에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올해 1부리그로 승격하여, 진정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봄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기약하고 있는 APEX팀을 집중 취재해보았다. 다음은 APEX 이재엽 감독과의 일문일답.
Q : 만나서 반갑습니다.
A : 반갑습니다. 2014시즌 APEX 감독을 맡게 된 영어영문학과 10학번 이재엽입니다.
Q. APEX 야구동아리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APEX는 올해로 33년째를 맞이하는 인문대소속의 야구동아리입니다. 처음에는 영문과 동아리로 시작했는데 점차 늘어나서 인문대 동아리가 되었고요. 일부 친구들 중에는 사범대, 자연대 등 다른 단대의 친구들도 가입하고 있어서 더욱 발전하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Q. APEX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A. APEX는 야구를 잘하는 것 보다는 즐기는 것을 추구하고요. 야구를 매개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충남대 야구리그 정규시즌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것이 동아리의 1년 간 주된 행사죠. 정기연습은 토요일마다 주 1회 실시하고 있고요. 4대 행사로는 봄에는 착복식을 진행하고요. 여름에는 안면도 전지훈련을 5박6일 정도 가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단합을 위한 체육대회를 합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1년 마무리를 위해 선배님들을 모셔서 페스티벌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APEX만의 독특한 문화인 착복식이 다른 팀에서도 많이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데요. 착복식에 대해서 소개 해주세요.
A. 착복식은 신입생 친구들이 유니폼을 처음 받는 날입니다. 우리 팀의 유니폼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서 평소 분위기와 다르게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을 진행합니다. 제가 착복식을 경험해본 바로는 그렇게 하면서 정이 더 생기고 동기들끼리 끈끈한 것이 더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것을 견뎌내고 나면 어떻게든 동아리에 몸담게 되더라고요. (웃음)
Q. 착복식을 경험해보셨다고 하니, 아마 에피소드가 있으실 것 같아요.
A. 주용이가 제 동기인데요. (APEX 김주용 선수는 전년도 2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으며, 충남대 야구리그의 거포 1루수다) 주용이가 덩치가 크잖아요. 지금은 다이어트를 해서 살이 많이 빠졌지만 그때는 뛰질 못했어요. 제가 같이 뛰면서 한 3배는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Q. 안면도 전지훈련을 간다는 것도 참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어떻게 진행되는건가요?
A. 안면도 전지훈련은 여름에 가는데 3박4일이나 4박5일로 진행하거든요. 그리고 특이한 건 숙소를 잡지 않고 텐트에서 잔다는 거예요. 자는 것부터가 훈련이죠.(웃음) 잠을 제대로 못자거든요. 바닷가니까 음주가무도 즐겨야하고, 텐트라서 오밀조밀하기도 하고요. (웃음) 방학을 하자마자 가다보니 장마철과 겹치는 경우들도 있어요. 비가 오면 참 고생이죠. 안면도 전지훈련을 가면 낮에는 체력훈련을 하고, 그 동안 매니저 친구들은 밥하고 빨래도 해요. (웃음) 이틀 정도는 야구를 하고요. 그렇게 같이 살다가오면 정말 끈끈해지더라고요.
Q. APEX만의 강점이나 독특한 문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번 소개해주세요.
A. 역사가 오래된 만큼 선배님들이 많아서 지원이 많아요. 그리고 우리 동아리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정, 그리고 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그것이 강점이라면 강점인 것 같아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면, 감독 기수 때 1학년을 받으면 아들 , 딸 기수가 되는 것이 있어요. 아들 , 또는 딸 기수는 4기수 차이일 때 성립하는건데요. 정말이지 끈끈한 연대가 가능하답니다.
Q. APEX는 술을 많이 먹는 동아리라는 소문이 있더군요. 사실인가요?
A. 그건 굉장히 제대로 알려진 것 같네요. (웃음) 저희는 절대 술을 빼지 않는 문화입니다. (웃음) 신기한 것이 있어요. 신입생을 뽑을 때 의도한 것은 아닌데 특히 매니저들이 술을 잘 먹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리고 신입생들은 절대 돈을 내지 않습니다. 큰 사정이 있지 않은 한 모두 선배들이 술값을 낸답니다.
Q. APEX는 CNUBL이 출범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 해왔는데, 올 시즌에는 1부에 다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실 계획인지 궁금하네요.
A. 작년에 2부에서 생각보다 성적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가 많이 부족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올해 목표를 1부 잔류로 잡고 있어요. 인원수가 거의 외인구단수준이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연습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Q. APEX팀에서 우리 리그를 바라보는 입장이 어땠을지 궁금한데요. 리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A. 제가 1학년 때는 리그가 없었어요. 연습경기를 하려고 다른 학교를 다니고 했었죠. 리그가 생기면서 학내에서 정기적으로 경기를 가질 수 있게 되어서 학교 동아리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또 우리학교끼리이니까 충남대 야구동아리만의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 동안 리그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이 기억에 남으시나요?
A. 우리 야구리그는 자치리그잖아요. 그냥 시합에만 나갈 때는 잘 몰랐는데 가끔 심판이나 기록원으로 차출되어 나가보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을 많이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선수로만 하다보면 사실 심판이나 기록원의 입장에 대해서는 잘 신경 쓰지 않거든요. 하지만 심판이나 기록원도 함께 해보니 그들의 고충을 굉장히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야구에 대해서 공부도 더 하게 되고, 시합 때에도 상대를 배려하도록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Q. 리그에서 인상 깊었던 시합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궁금하네요.
A. 작년 2학기 때, 경상대 시걸스나인과의 시합이었는데요. 마지막회에서 동점상황에서 제가 타석에 들어갔는데 주자가 만루였어요. 제가 득점을 하면 시합을 끝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엄청 긴장했었어요. 옆에서는 볼을 고르라고 하는데 저는 치고 싶었거든요. 갈등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 시합에서 이겼죠. 정말 기억에 남는 시합이었습니다. 바로 직전 상황에서 제가 수비에서 에러를 하면서 동점을 내줬었는데 마지막에 볼넷을 골라내서 이겨서 참 다행이었죠.
Q. 리그에서 인상 깊게 본 선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인상깊은 선수는 누구였나요?
A. 치고바꼬B팀의 투수 이건호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선수가 신입생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나중에 1학년인걸 알고 정말 놀랐던 것 같아요. 특히 결승전 때 총력을 다하려고 했는데도 전혀 공력하지 못했죠.
Q. 리그에서 가장 인상 깊은 팀은 어디인가요?
A. 저는 의대 ILB팀이요. 의대팀이 참 매너가 좋으신 것 같아요. 즐겁게 야구를 하시는 것 같고요. 지는 경기를 하든, 이기는 경기를 하든 항상 기분 좋은팀이 의대더라고요. 아마 다른 팀들도 비슷하게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반대로 질문해볼까요. APEX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선수를 꼽아주세요.
A. 역시 2부리그 홈런왕 김주용 선수입니다. 한명 더 꼽자면 곽도일 선수인데요. 둘 다 제 동기들인데 참 잘해요. 특히 주용이는 스윙이 남달라요. 도일이는 그다지 노력을 하지 않는 편인 것 같은데 뭔가 천재성을 가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걸보면 가끔은 짜증나기도 해요.(웃음)
<인문대 야구동아리 APEX>
Q. 감독은 참 고충이 많은 자리인데요. 감독으로서 팀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올해 팀을 맡게 되었는데요. 일단 인원이 부족하고 특히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잘 해주었으면 좋겠고요. 올해는 야구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작년 신입생들이나 올해 신입생들이나 제가 열정에 불타서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런 면을 잘 이해해주고 따라줬으면 좋겠어요.
Q. 올 시즌 1부리그에서 가장 이길 수 있는 상대와, 경계해야하는 상대 한 팀씩 꼽아주세요.
A. 가장 이길 수 있는 팀은 저희랑 함께 1부에 올라온 ILB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아무래도 2부에서도 저희가 성적이 조금 더 좋았으니까요. 가장 경계해야할 팀은 A-Kings인 것 같아요. 지난번에 연습경기를 한번 했었는데, 투수가 정말 좋아서 그런지 정말 못 치겠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계실 야구리그분들과 충남대 학우 여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동아리는요. 토요일에 연습을 하다 보니 우리의 친구인 무한도전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는데요. 무한도전을 포기해도 좋을 만큼 정말 재미있는 동아리랍니다. 그리고 저희 APEX가 술만 많이 먹는 동아리라고 선입견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선배님들 다 잘되셨고요. 그런 선입견을 가지지 마시고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야구리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지금처럼 즐겁게 야구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작년 감독이신 곽보철 전임 감독님께서 여자친구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웃음) 꼭 언급해달라고 하셔서요.(웃음) 많은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CNUBL 발전위원장 곽동희
scol12@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