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내야수 수집,KIA 리빌딩 미래는?
3일 열릴 예정이던 KBO리그 5경기가 모두 장맛비로 취소된 가운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는 포수 백용환을 내주고 내야수 강경학을 영입했다.
2008년 2차 5라운드 37순위로 KIA에 입단한 백용환은 지난해까지 통산 347경기에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경기 출전에 불과해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포수 수비로는 김민식과 한승택을, 타격에서는 이정훈을 넘어서지 못했다. 1989년 3월생으로 만 32세인 백용환의 이적은 일종의 '길 터주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KIA가 영입한 대상이 통산 13홈런에 그치는 1992년생 우투좌타 내야수 강경학이라는 점에 의문부호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최근 2년간 트레이드로 꾸준히 내야수를 '수집'한 KIA가 또다시 소위 '똑딱이 내야수'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강경학이 내야의 다양한 포지션 소화는 가능하지만 수비력이 빼어난 선수는 아니다.
2019시즌 종료 뒤 11월 KIA는 SK 와이번스로부터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을 무상으로 데려왔다. 2020시즌 64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1에 홈런 없이 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317에 그치고 있다.
2020년 1월 KIA는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내야수 장영석을 영입하기 위해 외야수 박준태에 현금 2억 원까지 얹어줬다. 하지만 장영석은 지난해 1군에서 11경기 출전에 그친 뒤 올해는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6월 KIA는 투수 홍건희를 두산 베어스에 내주고 내야수 류지혁을 데려왔다. 향후 두산 내야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듯했던 류지혁을 KIA가 영입에 성공해 트레이드 직후의 손익계산은 KIA에 크게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류지혁은 KIA 이적 후 5경기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다. 반면 홍건희는 투수 친화적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했다.
올 시즌에도 류지혁은 부상으로 33경기 출전에 그치는 가운데 타율 0.250에 홈런 없이 9타점 OPS 0.620으로 내야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형국이다. 하지만 홍건희는 33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3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46으로 두산 불펜 필승조의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KIA는 NC 다이노스에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내주고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영입했다. 김태진은 올 시즌 타율 0.313에 홈런 없이 19타점 OPS 0.722로 3루수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풀타임 내야수 주전 경험이 없고 장타 생산을 기대하기 힘든 김태진이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난 2년간 KIA의 '내야수 수집'은 김태진 영입을 제외하면 성공사례를 꼽기 어렵다. 김규성, 박민 등 아직 성장 가능성 있는 내야수 유망주들이 있는데 또 다른 내야수를 영입한 선택은 납득이 쉽지 않다. 트레이드로 영입이 어려운 선발 투수는 차치하더라도 불펜 및 거포 부재에 시달리는 KIA의 현실을 감안하면 류지혁, 김태진에 이은 또 한명의 '우투좌타 똑딱이' 내야수 영입이 과연 그토록 절실했는지 의문이다.
KIA는 지난 2년간 안치홍, 양현종 등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 FA로 이탈한 가운데 트레이드 횟수는 잦았으나 뚜렷한 소득은 없었다. 3일 현재 1위 kt 위즈에 무려 16경기 뒤진 9위인 팀 순위가 현재 KIA 전력 구성의 한계를 방증한다. 조계현 단장 부임 후 하락세가 이어진 KIA가 향후 리빌딩 과정에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주목된다.